탐사노트노미지

안산 산행기


프롤로그



안산은 무려 6년전인 2014년 11월쯔음에 한번 올라가본적이 있었던 산입니다. 연남동에 거주중이었던 한 친구가, 근처에 괜찮은 산이 있는데 캐주얼하게 함께 올라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서 오르게 되었던 산인데요, 서울 시내 한복판에 이런 특색있는 산이 있다는것에 대해 신기해하며 꼭대기까지 올라, 넓게 내려다 보이는 절경을 만끽하고 하산했었습니다. 저에게 안산을 소개시켜준 친구는 당시 베이킹 하는것을 참 좋아했었는데, 며칠 후 다시 저를 집으로 초대해주어서 같이 실험적인 피자반죽을 함께 만들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던것이 기억에 납니다. 처음 접해보는 재료들과 도우의 쫀득한 탄성이 매우 신기했었는지 우랴부랴 남겨놓았던 사진들 몇점이 있습니다. 조금 웃긴 우연일수도 있지만, 안산 - 친구 - 그리고 신기한 피자도우 - 는 그렇게 저에게 특별한 연결고리를 형성한채 아직까지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안산, 2014/11/26
연남동, 2014/11/30
신기한 피자도우, 2014/11/30

빵산별 원정대 안산 산행기


안산은 무려 6년전인 2014년 11월쯔음에 한번 올라가본적이 있었던 산입니다. 연남동에 거주중이었던 한 친구가, 근처에 괜찮은 산이 있는데 캐주얼하게 함께 올라가보지 않겠냐고 제안해서 오르게 되었던 산인데요, 서울 시내 한복판에 이런 특색있는 산이 있다는것에 대해 신기해하며 꼭대기까지 올라, 넓게 내려다 보이는 절경을 만끽하고 하산했었습니다. 저에게 안산을 소개시켜준 친구는 당시 베이킹 하는것을 참 좋아했었는데, 며칠 후 다시 저를 집으로 초대해주어서 같이 실험적인 피자반죽을 함께 만들며 훈훈한 시간을 보냈던것이 기억에 납니다. 처음 접해보는 재료들과 도우의 쫀득한 탄성이 매우 신기했었는지 우랴부랴 남겨놓았던 사진들 몇점이 있습니다. 조금 웃긴 우연일수도 있지만, 안산 - 친구 - 그리고 신기한 피자도우 - 는 그렇게 저에게 특별한 연결고리를 형성한채 아직까지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에피소드 10/10: 인트로


빵산별 원정대 산행 참가자들은 10/10 토요일 아침 09:50에 서대문자연사 박물관 앞에 위치한 [공룡] 조형물 앞에서 모였습니다. 나름 당일 날씨 및 기온을 잘 체크해서 입고 갔다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산의 초입부분인 모임장소에서부터 서늘한 기운이 강했습니다. 마침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빵산 원정대의 아트워크가 수놓아진 모자와 수건을 구입할수 있었기에 이것들을 두르고 따듯히 산행을 시작할수 있게되었습니다.
각 참가자들에겐 작은 행낭같은 주머니가 주어졌습니다. 이 주머니속에는 산행을 하며 빵과 돌 사이에 존재할수 있는 지질학적 연결고리를 마음껏 탐구하고 기록할수 있는 보조기구들이 들어있었는데요, 샘플을 채취하는데 필요한 오브제들(e.g 포크와 빨대)과 스케일 측정표, 등산코스가 표시된 지도, 메모를 할수있는 노트패드, 확대경, 연필, 껌, 물티슈 등등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또한 안데스작가님이 직접 제작하신 빵 2점도 주어졌습니다. 모든 준비물들을 수령하고 원정대는 본격적으로 지질학적 등산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산
산행 중 발견한 ‘빵산별'

에피소드 10/10:안산 콜렉숀


빵산별 원정대 안산 편을 진행하면서 채취한 지질학적 단서들은 총 12점입니다. 산행 중간중간 채취한 된 돌들은 발견한 즉시 사진으로 기록했고, 또한 등산코스 지도에 발견된 위치를 대략적으로 표시했으며, 추가적으로 크기 및 색상등을 간략하게 메모했습니다. 이를 통해 추후에는 각각의 돌들에 특징적인 이름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수집하게 된 단서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곁들이겠습니다.


샘플 01. [Pain]
처음 진입하게 된 곳은 메타세쿼이아 숲이었습니다. 빽빽하게 자리잡은 진녹의 높은 나무들 사이로 모두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겼는데요, 나무 데크길 대신 옆 하단에 자리잡은 흙길을 통해 지나가면서 참가자분들 모두 분주하게 지질학적 단서들을 찾아내는 모습을 볼수있었습니다. 이 구간에서 묵묵히 걸음을 옮기고 있는 와중에 길 좌측 흙더미에서 어렴풋이 솟아있는 형체를 발견하여 행낭속에 있었던 금속 포크를 사용해 파내어보니, 주먹 반만한 크기의 꽤 무게가 있는(?) 돌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믿을수 없을만큼 순수한 모양의‘빵’같이 생긴 이 첫번째 지질학적 단서는 산행을 하며 모으게 된 수집물 중에 제가 가장 애정하는 샘플이 됩니다.


안데스 작가의 진짜 빵들

샘플 03, 04, 05. [Trio]
이 세개의 돌들 역시 오르막길 중턱의 비슷한 근방에 위치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각각 크기, 색상과 투명도, 입자들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었고, 그 중에서 특히 중 - 대 크기의 돌들이 재미있는 지질학적 단서를 가지고 있다 생각하게 되어 샘플로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샘플 05.[Grey] 같은 경우도 투박하게 깍여나간듯한 형태에 대조되게 부드러운 흰색과 회색이 점진적인 투명도를 가지고 있었던 점, 속 내용물이 보일듯 말듯 비치는 재질감을 가진 점이 찹쌀떡을 떠오르게 했습니다.



샘플 07. [Crystal]
안산 정상 봉수대에 거의 다다른 진입로 근처의 나무들 밑에서 발견한 흰색의 지질학적 단서 샘플입니다. 다른 불순물이나 기타 색상이 첨가되지 않은 순수한 느낌의 돌로, 옛적 과학시간에 배웠던 단층끼리의 충돌을 연상시키는, 서로 다른 두개의 파트가 합쳐진 모양새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샘플 07. [Crystal]은 수집된 11개의 타 지질학적 단서들과는 다르게 각지고 도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유기적인 모양과 따듯한 이미지를 가진 대다수의‘빵’들과 대치되는 점이 흥미롭게 받아들여져서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샘플 09. [Ancient Tooth]
마침내 오르게 된 안산의 정상에서 발견한 지질학적 단서입니다. 이곳은 흙과 돌보다는 담대하게 노출된 큰 암벽과 바위들 위에 군데군데 웅덩이처럼 작은 자갈들이 모여있는 지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뾰족뾰족 모가 난 텍스쳐를 가진 샘플 09. [Ancient Tooth]는 이름처럼 앙증맞은 크기에 치아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제각기 다른 성질의 입자들이 뭉쳐서 만들어진듯한 이 돌 역시 독특한 성질을 지니고 있을듯
하여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샘플 11. [Meteor]
별똥별 혹은 유성과 비슷한 형체를 가진 [Meteor] 역시 봉수대에서 수집한 지질학적 단서입니다. 자칫 샘플 09와 비슷하게 보일수도 있으나 자세하게 확대하여 살펴보면 조금 더 투명하고 단단한 광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듯 보이는 모습입니다.
샘플 11. [Meteor]는 채집한 12개의 돌들중에 가장 작은 크기로, 1cm가 살짝 넘습니다. 형태나 재질상으로는 안산의 이미지와 연계되어 바로 떠오르지 않을수도 있지만 인상적인 지형적 특성을 가진 산 정상 부분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할수있는 돌이기에, 개인적으로는 안산을 대표하는 지질학적 샘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샘플 12. [Choco Chip Pain]
안데스 작가님이 직접 구워주신 ‘지질학적 빵’ 2종을 산 정상에서 한입 베어물어 먹고, 조금 더 이동하여 안산을 스케치하기위해 자리잡고 앉은 곳에서 발견한 샘플입니다. 투박하게 생겼지만, 돌의 색상과 겉면의 재질감이 빵의 외관적 요소를 많이 닮은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돌의 한 단면의 모습은 반정도 먹고남은 ‘지질학적 빵’의 단면과 아주 유사한 형상을 지니고 있어 특히 더 흥미로운 느낌을 유발했습니다. 샘플 12. [Choco Chip Pain]는 위와 같은 이유에 입각해서, 초코칩이 들어간 스콘같은 인상을 받아 붙여진 이름입니다.




샘플 02. [Dino Tooth]
메타세쿼이아 숲을 지나 가파른 경사가 진 오르막길을 통과하게 되었습니다. 이 구간부터 안산 정상 봉수대에 오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지질학적 단서들수집할수 있었는데, 두번째로 발견한 돌은 마치 바싹 마른 바게트같은 식감을 지녔을듯한 색상과 그에 어울리는, 한웅큼 뜯겨진듯한 다소 날카로운 조형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치 공룡의 이빨조각 같은 원시적인 느낌도 있었고요. 둥글둥글하고 서글한 느낌의 안산에서 이런 형태의 지질학적 단서를 발견한것이 신기하여, 기쁜 마음으로 기록을 하게되었습니다. 다만, 돌의 크기와 무게가 꽤 나갔기에 다시 원위치에 가져다두고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샘플 04. [Fried Chicken] 같은 경우엔, 다양한 Facet에 걸쳐진 텍스쳐들이 마치 튀김옷이나 소보로빵의 겉면을 연상시키는듯 하여 인상적이었으며,

샘플 06. [Choco]
오르막길을 어느정도 벗어나 산의 정상에 조금씩 가까워 질수록 주변의 나무들과 땅의 특색도 달라졌습니다. 앞에서 수집한 지질학적 단서들이 대부분 흙속에 반정도 파뭍혀있던 것들을 찾아낸 경우라면, 여기서부터는 작은 돌들로 이루어진 마른 땅 위에 조용히 앉아있던 샘플들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샘플 06. [Choco]는 1.5cm정도의 작은 크기에, 원형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형태를 가졌습니다. 이 지질학적 단서의 전체적인 인상은 집 근처 카페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셔서 판매하는 이탈리아의 초코샌드 쿠키인 바치 디 다마(Baci di dama)를 떠오르게 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이렇게 작고 고운 샘플을 발견했다는 마음에 왠지 모르게 들뜬 기분이었던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샘플 08. [Sandwich]
이 샘플 역시 산 중턱이 끝나가는 부분에서 발견된 돌입니다. 등산로 옆단에 나무의 뿌리들이 노출된 경사가 가파른 지형이 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다양한 돌들이 흙 무더미속에 숨어있는것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를 채취하여 살펴보니, 오리 주둥이같이 넓고 얇은 형태를 가지고 있었고 앞면과 뒷면의 텍스쳐가 흡사 샌드위치를 만들때 자주 쓰이는 치아바타 빵과 유사한 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샘플 08. [Sandwich]는 샘플의 모든 겉면에 골고루 잔 주름이 들어가 있는것이 흥미로웠고, 나무뿌리와 이끼들이 자라고있었던 땅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탓인지 세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초록색의 점박이들이 남아있는것을 발견할수 있었습니다.




샘플 10. [Ansan]
원정대는 봉수대에 올라서서 각자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며 구경도 하고, 흥미로운 텍스쳐를 가진 바위 등을 찾아 종이를 덧대 연필로 그 위를 살며시 긁으며 본을 뜨기도 했습니다. 산 위에서의 마지막 공식적인 일정으로는 모두 다 땅바닥 둘러 앉아서 개인이 바라보는 각도에서의 안산을 스케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메마른 지형의 이곳에서 우연히 발견한 샘플 10. [Ansan]은, 땅에 밖힌채로 빼꼼히 고개만 내밀고 솟아있는 형체를 보고 파내어 보니 실상은 보인 작은 조각이 다였던 지질학적 단서입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안산의 부드럽고 뭉툭한 봉수대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생각되어 산을 따라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에필로그 10/10


2시간 남짓의 빵산별 원정대 안산 탐험은, 그렇게 정상부근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는 아저씨를 지나쳐서 구비구비 하산하는 등산로를 통해 이화여대 후문 방향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작은 정자에 도착해서 탐험대 참가자들은 지질학적 베이커리 측에서 준비해주신 도시락을 전달받아 나누어 먹을수 있었는데요, 이 식사 역시 뛰어난 실력과 상상력을 가진 영셰프 10기 유닛 분들께서 직접 요리해주신‘지질학적’으로 고민하고 만든 ‘지질학적 도시락’ 이었습니다. 퇴적층, 돌산, 화강암, 마그마가 용암으로 변화는 과정등에서 영감을 받아 진정하게 자연과 물아일체가 된 메뉴를 접할수 있었습니다.
안산

노두스케치
지질학적 도시락
지질학적 도시락

산행에서 집으로 귀가 후 오후에는 참가자분들과 함께 온라인 화상모임으로 16:00 - 18:00에 걸쳐 워크샵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미팅에서는 두분의 지질학자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문답시간들도 있었는데요, 아주 다양한 지식들을 얻게 된 흔치않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안산을 두 구역으로 나눈다면 홍제동쪽은 1 억 8천만년 전 쥐라기 시대의 지질학적 특성을 지녔고, 연희동쪽은 무려 18억년전 형성되어 우리나라의 기반이 되는 암석들로 이루어졌다는 놀라운 사실을 접하게 되었으며, 또한 서식하는 식물 및 나무의 종류들을 보고 어떠한 땅과 암석으로 산이 형성되어 있을지 유추할수 있는 방법도 전해듣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인상적인 부분으로는, 안산과 인왕산은 하나의 큰 돌덩이처럼 같이 이어져있다는 사실이었지요. 채집되었던 대부분의 돌들은 약간씩 종류가 달랐던 석영 종류, 그리고 화강함 종류들이었습니다. 또한, 안산에 등산로를 만들고 편의시설들을 구축하면서 새롭게 유입된 돌들도 종종 발견될수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되었습니다. 2 시간에 걸쳐 각자의 지질학적 단서들에 대한 발표와 소감들을 나누었고 빵산별 원정대 안산편은 종료가 되었습니다. 산행이 이루어졌던 이 시기는 COVID-19의 영향 때문에 모두가 조심히 서로를 배려하면서 워크샵 프로그램에 임했습니다. 살면서 몇번 경험해보지 못할 이러한 상황에서, 모든 방면에서 완벽한 준비를 해주시고, 지질학과 빵을 세계를 넘어서 일상의 소중함을 다각도로 알려주게 해주신 빵산별 원정대 관계자 분들, 그리고 안데스 작가님에게 정말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무쪼록 다음해와 그 다음해에도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이어지게 되어 아름답고 의미있는 아카이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감사드립니다.

총 10개의 지질학적 단서 수집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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